소믈리에과 와인음식궁합
와인을 즐겨 마시는 사람들에게 가장 시급한 문제는 포도 품종이나 와인 제조 과정, 숙성 가능성, 라벨 표기법 같은게 아니라고 소믈리에과에서 말합니다. 소믈리에과는 그저 어떤 요리에 어떤 와인이 어울리는지 알고 싶을 뿐이랍니다. 다른 술이라면두 번 고민할 것도 없이 그냥 맘 가는 대로 마시면 되는데 와인도 크게 보면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간과해서는 안 될 게 있습니다. 와인은 음식과 함께 먹을 때 유난히 변덕스러워진다는 점입니다. 그건 아마 와인 고유의 성질이 음식과 만나 변하기 때문일 것이랍니다.
음식과 와인의 짝을 맞추는 일은 일종의 과학이자 예술입니다. 어찌보면 생각의 틀이라고도 할 수 있죠. 무게감과 강도가 비슷한 음식과 와인을 짝짓고 가벼운 와인으로 시작하는 게 가장 좋다는 생각 말입니다. 사람의 감각이 작용하는 원리, 특히 우리가 맛을 어떻게 느끼는지 배워 두면 큰 도움이 된다고 소믈리에과에서 말합니다. 사람들은 대개 맛 짝짓기에 탁월한 본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소믈리에과에서 양성하는 소믈리에와 와인 전문가들이 음식과 와인의 신비한 작용에 대해 알고 있는 몇 가지 지식이 둘의 궁합을 맞춰 내는 신세계로 안내할 것이랍니다. 그럼 지금부터 소믈리에과와 함께 음식과 와인과의 잘 어울리는 짝을 찾아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소믈리에과 학생들도, 일반인들도 저녁 식사에 곁들일 와인을 고르는 데 도무지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난감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조언은 제각각. 누구말을 들어야 할지 종잡을 수도 없습니다. 오래된 규칙을 따라야 한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저녁 메뉴에 신경 쓰지 말고 그저 마음에 드는 와인을 마시라는 사람도 있습니다. 전통적인 짝짓기는 우리의 감각기관에 근거해 와인과 음식을 맞춰 갑니다. 이 방식은 이미 검증되었기 때문에 광범위한 선택지를 좁혀서 시너지를 높일 짝을 쉽게 찾는 데 도움을 줍니다. 하지만 사람들마다 취향이 다르다는 게 문제죠. '캐비어에는 샴페인'같은 고전적인 짝짓기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도 통할 것이지만 아무리 색을 조합하고 생산 지역을 맞춰 본다 한들 입맛이 다른 사람을 다 만족시키고, 수많은 조리법에 맞는 완벽한 와인을 찾아 내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소믈리에과에서 말합니다. 특히 개인의 창의력을 무시한 채 짝짓기를 했다간 탁상공론이 되기 십상이죠. 식도락이 함께 날아가는 것은 물론입니다.
그러니 와인과 음식의 궁합을 맞출 때는 안전하게 몇 가지 기본 원칙을 따르되, 아주 색다른 것도 탐험할 여지를 남겨 두는 게 좋습니다. 말하자면 실속을 챙기는 접근법인 셈이죠. 이런 전략은 큰 그림을 그릴 때 가장 잘 들어맞습니다. 소믈리에과에서 예를 들어보자면, 와인은 감귤이나 허브, 산딸기, 버섯 향 같은 아로마보다는 신맛과 오크, 타닌, 당분, 알코올 같은 구성요소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식입니다. 음식 역시 주요리가 생선인지, 닭인지, 쇠고기인지, 채소인지 그 종류를 따질 게 아니라 전박적인 풍미를 좌우하는 조리 과정과 양념을 먼저 고려하는 게 좋다고 하네요. 소믈리에는 이론적인 궁합 데이터 베이스보다는 경험을 통해 쌓은 우선순위로 체크 리스트를 만들어 활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결국 소믈리에과에서 중요한 것은 풍미와 스타일이고, 포도 품종과 생산 지역은 그다음일 뿐이랍니다.
와인과 음식 짝짓기는 사교댄스와도 같다고 소믈리에과에서 말합니다. 누군가는 리드를 맡아야 합니다. 한 무대에 스타를 두 명이나 세울 수는 없는 법.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음식을 우선으로 칩니다. 음식은 누군가 정성들여 준비하지만, 와인은 얼마든지 같은 것을 사들여서 여러 병 계속 마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와인은 주연이 아닌 조연으로 보는 게 옳습니다. 음식을 먹는 중간에 목을 축이는 가벼운 음료로 말입니다. 물론 특별한 와인을 맛보려고 그에 맞춰서 식사를 준비한 경우가 아니라면, 대개 음식이 주인공 대접을 받는다는 얘기입니다. 또 음식은 소금과 후추를 살짝 쳐서 언제라도 맛을 조정할 수 있지만 타닌과 산도가 이미 고정된 와인은 절대 그럴 수 없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를 바랍니다.
그럼 음식과 와인의 짝을 잘 맞추기 위한 팁을 소믈리에과에서 드리겠습니다. 먼저 소믈리에과의 제안은 메뉴나 행사의 목적을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음식이 다양할수록 와인은 '덜 특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음식 가짓수는 얼마나 되는가? 코스 전체에 와인은 한 종류만 준비하는가? 만일 그렇다면 음식과 두루 잘 어울리고 무게감은 중간 정도의, 극단적이지 않은 스타일의 와인이 최선이랍니다. 가장 유연한 와인, 말하자면 음식 종류를 불문하고 잘 어울리는 와인은 스타일 스펙트럼에서 중간 정도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샐러드부터 스테이크까지 코스 전체에 한 가지 와인만 낼 생각이라면 레드 와인은 무거운 쪽보다 가벼운 편이, 화이트는 섬세한 것보다는 풍미가 진한 쪽이 훨씬 더 음식과 잘 어울릴 것이랍니다.
두번째 소믈리에과의 조언은 요리 하나에 와인 하나를 고르는 식이라면 몇 가지 질문을 해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첫째. 음식재료는 무엇인가? 조리법에 관계없이 음식 맛은 복합적입니다. 서로 다른 맛이 먹는 사람의 주의를 끌려고 경쟁이라도 하듯이 말입니다. 하지만 석화나 생 모짜렐라 치즈처럼 한 가지 재료로 만드는 아주 단순한 요리는 조금 다르답니다. 이렇게 재료가 순수하게 부각되는 요리는 주요한 풍미의 특징에 따라 와인을 선택해야 한다고 소믈리에과에서 조언합니다. 어차피 참치는 가지가 될 수 없고, 가지도 양고기가 될 수 없답니다.재료의 본래 맛을 살리는 데 치중한 요리라면 다른 건 걱정할 필요없이 그 재료에 맞는 와인을 고르면 된다는 말이랍니다.
그 다음엔, 음식이 어떻게 조리됐는지를 살펴보는것이랍니다. 우리는 보통 와인과 음식의 궁합을 주요리의 재료만 갖고 따질 때가 많습니다. 닭고기엔 샤르도네, 돼지고기는 피노 누아라는 공식이라도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이런 습관 때문에 아주 엉뚱한 선택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졸인 음식과 그릴에 구은 음식은 풍미가 전혀 다르답니다. 소믈리에과에서 예를 들자면 같은 쇠고기 요리라도 카르파초는 센불에 구운 등심 스테이크에 곁들이는 진한 카베르네와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조리법은 음식의 전반적인 풍미에 큰 영향을 주는 것과 덜 주는 것으로 나누어 생각하면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생으로 내는 것부터 찌고 졸이고 끓이는 조리법은 재료가 원래 갖고 있는 풍미에 아주 조금 영향을 줄 뿐이랍니다. 이런 음식엔 가벼운 와인이 제격이라고 소믈리에과에서 말합니다. 음식맛을 압도하지 않으면서 풍미는 돋워 줄 것입니다. 중간 조리법은 풍미에 변화를 주긴 하지만 그다지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습니다. 버터나 올리브유를 발라 살짝 굽고, 센 불로 튀기거나 볶고, 오븐에서 구워 내는 방식이 대표적입니다. 이렇게 조리된 음식들은 향이 짙고 복합적인 맛을 내는 와인을 잘 소화해 낸답니다. 음식에 곁들이는 진한 소스 역할을 해 가며 말입니다. 그릴에 굽거나 향이 나는 나무나 숯으로 훈제하면 음식에 짙은 향이 밴답니다. 이렇게 풍미가 증폭된 음식에는 이에 상응하는 아주 진하고 강렬한 와인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어떤 양념을 썼는지 확인해야한다는 것이 소믈리에과의 마지막 조언입니다. 소스나 향신료가 음식 맛을 좌우하는가? 그렇다면 주요리가 아닌 양념에 와인을 맞춰 와인을 골라야 합니다. 양념을 치는 방식은 수만 개나 됩니다. 양념에 재고, 향신료를 발라 윤기를 내기도 합니다. 양념이 음식의 풍미를 좌우하는 경우엔 그 양념에 잘 맞을 법한 와인을 골라야한다고 소믈리에과에서 말합니다. 어떤 조합이 이상적이냐 하는 것은 없지만 전통적으론 끼리끼리 짝짓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랍니다. 예를 들어 감귤향이 도는 세비체에는 톡 쏘는 쇼비뇽 블랑을 곁들이고, 크림처럼 부드러운 아이올리에는 진한 샤르도네를 짝짓습니다. 프로방스의 복합적인 향신료가 들어간 요리는 론 지역에서 생산되는 후추 향 짙은 레드 와인과 잘 어울리고 포트 와인을 졸여 만든 소스는 건포도 향이 짙은 진판델과 곁들이며 좋다고 소믈리에과에서 말합니다. 오래된 관습을 따르든 새 방식을 개척하든 관계없이 음식과 와인의 궁합을 잘 맞추려면 단순히 주재료를 고려할 게 아니라 가장 강렬한 향을 내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는 데 의문의 여지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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